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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산들래 식혜의 비밀

2026.01.26

네니아 제품 생산지를 찾아서 (13)

농업회사법인 산들래




전남 장성에 가면 ‘논에 심겨진 잔디밭'이 눈에 들어온다. 장성은 우리나라 잔디 생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라고 한다. 그 들판 가까이에 산과 들판이 노래하는 곳을 줄여 이름 붙인 곳, 농업회사법인 산들래가 있다. 네니아의 유기농 전통 식혜와 유기농 호박 식혜가 바로 여기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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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의 (주)산들래식품 앞에 펼쳐진 농사용 잔디’ (사진=네니아)

 


유기농 찰보리 엿기름으로 만든 네니아 식혜는 단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맛이 깊고 부드럽다. 한번 맛본 사람은 보통 한 병보다 여러 병을 사 두고 먹는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네니아 웹진 편집팀은 그 깊은 맛의 이유를 찾아 산들래를 방문했다.

 

산들래의 대표는 백소연 님이다. 시작은 어머니의 손맛이었다. 김치와 식혜가 유난히 맛있어 주변에서 찾는 이들이 생겼고, 알음알음 판매하던 일이 점점 커졌다고 한다. 그러던 중 객지에서 일하던 딸의 건강이 좋지 않은 걸 본 어머니는 딸을 고향으로 불렀다. 백 대표는 귀향해 어머니와 함께 김치와 식혜를 만들며 산들래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꾸려갔다. 2010, 그렇게 산들래는 본격적인 발걸음을 뗐다.

 

 

유기농 찰보리 엿기름으로 완성한 깊은 맛,

네니아 유기농 전통 식혜의 비밀은?

 

산들래가 만드는 네니아 식혜가 유난히 맛있는 이유가 무척 궁금했다. “원재료가 좋아서요라는 답만으로는 부족했다. 인터뷰 자리에 앉자마자 네니아 유기농 식혜를 만드는 비법을 물어보았다. 다음은 백 대표가 설명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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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연 산들래식품 대표 (사진=네니아)

 


산들래는 네니아 유기농 식혜에 들어가는 엿기름을 유기농 찰보리로 만든다. 엿기름을 하루 전에 걸러서 앙금을 가라앉히고, 다음날 웃물만 따라서 엿기름을 끓이면서 수작업으로 30분 이상 불순물을 계속 걷어낸다. 불순물을 다 걷어낸 다음 유기농 설탕을 넣고 다시 15분 정도 더 끓인다. 이어 포장과 냉각으로 제품을 완성한다.

 

이 설명을 들으면, 원재료를 잘 쓰고 불순물만 걷어내면 누구나 맛있는 식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리 단순하지 않다. 여기에는 손맛이 들어간다. 엿기름을 거르는 과정이 예사롭지 않은데, 이 과정을 기계 설비에 의지하지 않고 사람이 직접 손으로 작업한다.

백 대표는 압착기로는 이 맛이 안 나와요. 다 만든 식혜의 색은 엿기름 함량 비율에 따라서 다 다르죠. 또 엿기름을 걸러서 맑은 물만 쓰느냐 앙금이 어느 정도 포함되느냐에 따라 색이 다르고 맛도 다릅니다.”

 

손맛이 단순한 표현이 아니었다. 엿기름을 거르는 과정을 사람의 손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미세한 농도와 질감, 맛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백 대표가 오랫동안 몸으로 얻은 비법은 다른 사람들이 쉽게 베낄 수 없을 것이다. 백 대표가 네니아 식혜 만드는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했다.

 

엿기름 거른 것을 맑은 웃물만 분리해 끓이면서 불순물을 얇은 망으로 계속 걷어내요. 설탕 먼저 넣으면 불순물이 떠오르지 않아서 순서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죠. 당도를 잴 때도 여름과 겨울은 엿기름의 발아 차이에 따라 당도가 다르게 나오니까 이것도 고려해야 하죠. 그리고 저희는 식혜를 충진(병에 담기)하기 전에도 삼베 망 두 개를 거치면서 거릅니다. 이렇게 만든 식혜는 깨끗하고 맑으면서도 맛은 깊지요.”

 

이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손으로 엿기름을 치대는 일은 손가락과 손목, 어깨의 힘이 많이 들어간다. 그 노동의 결과로 백 대표의 손가락 마디는 굵어졌다.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데 혼자 뒷짐 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기계로 해보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는데, 신기하게도 손으로 엿기름을 치대야 그 맛이 나오고, 기계로는 저희가 만들던 맛이 안 나요. 이걸 대신할 기계가 나오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맛의 비결은 엿기름을 치대는 것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치대고 끓인 엿기름을 어떻게 걸러내서 최종 식혜로 쓰는가인데 분말 가라앉히는 시간, 생강의 종류와 투입량, 밥알을 당화시키는 방법 등에는 산들래가 보유한 노하우가 있다. 설탕의 종류도 맛을 좌우한다. 네니아 식혜는 유기농 설탕을 쓰는데 이는 부드러운 단맛을 내고, 유기농 쌀과 유기농 찰보리는 깊은 맛을 낸다. 신기하게도 네니아의 유기농 식혜를 먹던 사람들은 원재료가 바뀌면 맛의 차이를 금방 느낀다고 한다.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네니아 유기농 호박 식혜

 

세척 - 껍질 벗기기 - 씨앗 제거 - 세척 절단 냉동 가열 분쇄 손으로 호박 섬유질 거르기. 이것은 네니아 유기농 호박 식혜를 만드는 과정 중 일부다. 호박 식혜 만드는 과정 중에서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삶은 단호박을 삼베주머니에 넣어서 호박의 섬유질이 다 제거될 정도로 곱게 거르는 과정이다. 1.5리터짜리 식혜 450병을 만들려면 두 시간 이상 삼베주머니를 치대면서 흔들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엿기름도 치대야 한다. 산들래는 네니아가 호박 식혜 1천 개를 주문하면 보통 3~4일에 걸쳐서 만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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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니아 유기농 호박 식혜> 부드러운 단호박과 찰보리 엿기름의 풍미가 '천상의 맛'(신이 내린듯한 맛)을 빚어낸다. 

 


네니아 호박 식혜는 유기농 단호박으로 만든다. 산들래는 네니아 식혜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유기농 인증을 받지 않은 일반 식혜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일반 식혜의 엿기름은 일반 보리를 쓰고, 네니아 유기농 식혜는 인증 받은 찰보리를 쓴다.

 

백 대표는 네니아 식혜를 전통식품 인증을 받고 싶었으나, 식혜에 생강을 넣어서 인증이 안 나왔다고 한다. 백 대표는 김치는 생강이 들어가도 전통식품 인증이 나오는데, 식혜는 생강 들어가면 심사 자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생강을 빼고 식혜를 만들면 맛이 확연히 달라져서 전통식품 인증을 받으려고 생강을 뺄 수는 없다고 한다. 산들래는 네니아 식혜를 만들 때 유기농 재래생강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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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니아 호박 식혜를 만들 유기농 단호박 (사진 제공산들래)



산들래는 처음에는 김치만 만들어서 판매하다가, 식혜를 일정 수량 만들어서 수출만 했다고 한다. 수출하고 남는 식혜는 김치 사는 손님에게 덤으로 주었다. 그러던 중 장성에서 자연농법으로 벼농사 짓는 네니아의 김태중 전무와 연이 닿았고, 김태중 전무가 유기농 사양으로 식혜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네니아에 보냈더니, 네니아에서 좋은 평을 받은 것이다. 이것이 인연이 돼서 산들래는 네니아 유기농 식혜를 만들게 되었고, 이후 지역 농협 등에는 일반 식혜를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힘들어도, 산들래 레시피 바꿀 수 없다

 

백 대표는 산들래의 레시피를 벗어나면 맛이 바뀌니까 레시피를 바꾸지 않는 것이 노하우라고 했다. 다른 곳은 호박 식혜를 만들 때 호박 분말로 만들기도 하고, 착즙 기계를 이용하기도 한다. 업체를 소개받아서 설비를 만들려고 노력도 기울여봤고, 착즙기를 이용해서 엿기름을 짜보기도 했다. 그러나 산들래가 원래 만들던 식혜 맛을 구현하지는 못했다. 

 

일하면서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바로 나온 답은 노동강도가 너무 세다는 것이었다. 백 대표는 그래서 사업을 무리하게 키우지는 않는다고 한다. 대신 정성을 다해서 맛있는 식혜를 세상에 내놓고, 산과 들이 만든 식혜는 그렇게 네니아의 고객들에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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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니아 유기농 전통 식혜> 산과 들이 빚어낸 네니아 유기농 전통 식혜는 맑고 깊고 은은한 맛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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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니아 웹 매거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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