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끝판왕”이라는 찬사
네니아에는 자랑할만한 친환경 식품이 참 많다. 그중에서도 유기농 아이스크림은 단연 돋보인다. 실제로 네니아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한 온라인 마켓은 “네니아 유기농 아이스크림, 원재료 끝판왕”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도대체 원재료가 얼마나 좋길래 “끝판왕”이라는 표현을 썼을까?
▲ 네니아 유기농 아이스크림 제조 협력업체 직원이 아이스크림 생산 현장에서 갓 생산한 딸기 아이스크림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네니아)
화학적 합성첨가물 없이 아이스크림 만든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도전이다. 하지만 네니아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해냈다. 그 여정은 쉽지 않았다. 상품을 개발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된 여정이 있었다. 이번 호에서는 그 특별한 이야기를 전한다.
아이스크림 제조과정을 이해하려면 ‘오버런’ 개념을 알 필요가 있다. 아이스크림은 제조과정에서 재료를 휘저어 공기가 들어가게 하고 공기가 들어가 부피가 늘어나면 냉각장치를 이용해 급속으로 냉각시킨다. 이때 재료가 공기와 혼합돼 부피가 커지는 현상을 ‘오버런’(over-run)이라고 한다.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약 40~100% 정도의 공기를 주입한다.
아이크림원료 1L로 오버런이 100%이면 2L의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고, 아이크림원료 1L로 오버런이 40%이면 1.4L의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진다. 원재료 양이 같아도 오버런에 따라 제품 용량은 바뀌는 것이다.
보통 유지방이 10% 이상이고 오버런이 50% 이하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으로 평가한다. 네니아 유기농 아이스크림은 유지방 10%에 오버런이 40%다. 유지방이 아이스크림의 풍미에 영향을 준다면, 오버런은 부드러움에 많은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오버런만이 부드러운 식감을 내는 것은 아니다. 유지방의 함량이 높으면 풍미도 좋지만 부드러운 식감도 더해진다.
아이스크림과 빙과류, 샤베트 등을 분류하는 기준이 있다. 유지방분을 6% 이상 함유하면 아이스크림, 유지방분이 2% 이상이면 아이스 밀크, 무지방고형분 2% 이상이면 샤베트, 무지방고형분 2% 이하면 빙과류로 분류한다.
네니아의 도전: 첨가물 없이 가능할까?
아이스크림을 화학적 첨가물 없이 만든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기도 했다. 아이스크림 제조에 있어서 안정제와 증점제(잔탄검, 구아검 등 검류)라는 식품첨가물의 역할은 아이스크림을 쉽게 녹지 않게 만들어주고, 제품 생산 시 오버런이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해준다. 그런데 네니아는 별도의 화학적 첨가물을 쓰지 않고 최고의 원재료로 맛을 잡았다.
▲ 네니아 유기농 아이스크림 3종(바닐라, 딸기, 초코) 세트 (사진=네니아)
네니아가 화학적 합성첨가물 없는 ‘Non-GMO 아이스크림’을 유통하다가 지금의 더 고급화된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세상에 처음 내놓은 때가 2018년이다. 당시에 네니아 상품개발팀에서 아이스크림을 개발한 김지윤 상품개발팀 차장을 인터뷰했다.
인터뷰: 김지윤 네니아 상품개발팀 차장
네니아 아이스크림이 탄생하기까지
Q. 합성첨가물 없이 아이스크림 제조가 가능한가요?
A. 개발 초기에는 안정제와 증점제 없이 아이스크림을 만든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증점제가 있어야 공기를 넣었을 때 부드러운 질감이 만들어지고, 쉽게 녹지 않게 되죠.
그보다 더 큰 어려움은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네니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성첨가물 대신 액상난황을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은 기존보다 훨씬 더 섬세한 제조공정을 요구했고, 개발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Q. 상품설명서에 증점제, 안정제, 유화제 역할을 모두 액상난황으로 대신했다고 되어 있던데, 그게 가능한가요?
A. 신기하게도 달걀노른자는 그런 역할을 모두 해냅니다. 먼저 난황의 레시틴 성분은 천연 유화제로 작용합니다. 지방과 물을 잘 섞이게 해주는 역할이죠. 이를 통해 지방과 수분이 고르게 분산되어 크리미한 조직감을 형성하고, 공기 주입 효과도 좋아져 부드러운 식감이 완성됩니다.
또 난황 단백질은 수분을 겔화시켜 큰 얼음 결정 생성을 억제, 제품의 조직 변화를 줄여줍니다. 덕분에 보관 중에도 아이스크림의 질감이 안정적입니다.
마지막으로, 난황은 점도를 높여주는 역할도 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증점제(예: 구아검)의 기능을 대신하면서도 더 자연스럽고 풍미가 좋은 제품으로 이어졌습니다.
Q. 제조 협력업체 찾기가 쉽지 않았겠어요
A. 기존에 거래하던 생산 협력사 ‘동그린’에 수차례 방문해 안전한 먹거리의 필요성과 가치를 설득했고, 결국 함께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불가능하다”는 답변도 들었지만, 진심을 담은 대화를 계속 이어갔고, 마침내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Q. 제품개발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A. 바닐라 아이스크림 개발 당시의 일이 기억납니다. 네니아 유기농 바닐라 아이스크림에는 유기농 바닐라빈 분말을 사용하는데, 가볍다 보니 원료 배합 시 위로 뜨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원료가 골고루 섞이도록 끊임없이 저어 주며 생산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 방식으로 생산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네니아가 유일할 것입니다.
합성첨가물인 유화제나 안정제를 사용하면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만, 저희는 화학첨가물 없는 제조원칙을 고수합니다. 그래서 국산 난황을 활용했죠. 덕분에 일손은 많이 가는 제조공정이지만 ‘안전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제품 하나하나에 깊은 정성이 담겨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Q. 착향료도 전혀 쓰지 않나요?
A. 그렇습니다. 네니아 유기농 아이스크림 딸기, 초콜릿, 바닐라 세 가지 상품 모두 합성착향료는 물론 천연향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딸기 맛은 유기농 딸기잼을 듬뿍 넣어 구현했고, 맛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딸기 원료를 여러 차례 조정했습니다. 초콜릿은 유기농 코코아 분말로, 바닐라는 유기농 바닐라빈으로 맛을 냅니다. 원재료에 충실한 것이죠.
요즘 많은 제품이 ‘○○맛’이라는 이름 아래 향료로 맛을 구현하지만, 네니아는 원물 그 자체로 맛을 냅니다. 그래서 원재료 사용량이 많고 생산 단가는 높지만, 그만큼 건강하고 깊이 있는 맛을 전할 수 있습니다.
Q. 아이스크림은 소비 기한이 없나요?
A. 아이스크림은 식품위생법상 제조 일자만 표시하면 되며, 소비 기한은 별도로 적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영하 18℃ 이하, 또는 -25℃ 보관이 일반적이어서 보관 중 품질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사용되는 원재료 역시 식품위생법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고 있어 장기간 보관에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습니다.
유기농 아이스크림 생산지를 찾아서
강원도 100년 기업 ‘동그린’ 이야기
▲ 동그린 오일호 대표이사 (사진=네니아)
네니아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협력업체 ‘동그린’을 다녀왔다. 강릉의 한적한 농촌 마을에 자리한 동그린 양옆으로 농지와 농가가 있다. 매화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진 것이 인상적이다. 동그린은 1994년 11월 아이스크림과 냉동 디저트 공급업체로 설립한 곳으로 연 매출 약 400억 원, 직원 수 약 100명의 중견기업이다.
동그린 생산라인 중 네니아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현장을 견학했다. 식품을 제조하는 곳이라서 출입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이물질 혼입 등을 우려해 머리에 위생 모자를 이중으로 쓰고, 위생복을 입은 뒤 손을 꼼꼼하게 소독제로 씻고, 에어로 전신의 먼지를 제거하고, 소독 룸을 지나야 현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현장은 설비가 자동화되어 있다. 자동화 라인이라도 공정마다 사람 손을 거친다.
동그린은 네니아 아이스크림을 네니아와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남다른 애정이 가는 곳이다. 동그린 공장을 견학하면서 접한 생산 부서 차장과 대표이사의 이야기, ‘기업 부설 연구소’ 소장과 서면으로 나눈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회사 이름 ‘동그린’은 회사 설립 초기에 강릉공장이 동쪽에 있고 녹색성장의 의미로 ‘EAST GREEN’(이스트 그린)이란 사명을 선정한 것이다. 그러나 창립 당시 영문 사업자등록이 불가하여 동그린으로 사명을 확정했다고 한다. 강릉에 회사를 설립한 계기는 창업주가 오래전에 강릉에서 롯데삼강 대리점을 운영하였고, 1990년대 여름 휴가철에 도시 사람들이 바캉스를 많이 왔는데, 동해안 지역의 아이스크림 품귀현상을 보았다. 그래서 매출 활성화가 가능하겠다는 판단에 아이스크림 공장을 설립했다. 창업주의 고향이 동해시이고, 강릉은 창업주 고향과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 (주)동그린 (사진=네니아)
동그린 연구소장은 네니아 아이스크림 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묻자 “아이스크림 생산 시 안정제와 유화제 사용이 원칙이나 네니아의 회사 방침상 화학적 합성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음에 따라 천연 위주의 원료를 선별하고, 선별된 각각의 원료를 최적으로 조합함에 있어서 무수히 많은 반복실험을 했다. 실험 과정에 관능 테스트를 통과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라고 했다. 동그린은 네니아 제품을 친환경 사양으로 만든 이후 합성첨가물 없는 아이스크림 생산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네니아 웹매거진 편집부
2025년 5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