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면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국물 우동, 어묵 우동, 유부 우동, 튀김 우동, 카레 우동, 해물 우동 볶음, 바질 샐러드 우동, 자장 우동, 짬뽕 우동! 무궁무진한 요리법만큼이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제품이 있다. 바로 ‘네니아 우리밀 우동면’이다.
네니아 생산지 탐방: ㈜천일식품
네니아 웹진 편집부는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 있는 천일식품(주)을 찾아갔다. 네니아 제품을 만드는 생산지를 취재하여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사무실 입구에는 네니아의 방문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상품개발팀장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이철호 상품개발팀장은 40년 동안 ‘면’ 개발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회사를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냉동 면의 특징, 일본과 중국의 ‘우동의 역사’를 설명했다. 그런 모습에서 전문성과 일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졌다.
△ <네니아 우리밀 우동면>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 (사진=네니아)
천일식품은 1974년 12월에 설립한 회사로 냉동 볶음밥과 면 전문 기업으로 연간 약 1억 8천만 식을 생산하는 대형 식품업체다. 직원 수는 200여 명, 생산하는 제품 수는 313개, 2024년 매출은 1100억 원, 납품 업체만 300여 곳에 달한다.
천일식품을 설립한 천동한 회장은 수산 계통에서 외교 업무를 수행하면서 일본에서 식품 사업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게맛살’의 원조가 바로 천일식품이라고 한다. 또 당시에는 시중에 만두 기계나 냉동 만두가 없던 시절이었는데, 천 회장은 일본에서 만두 기계를 들여와서 만두를 만들고, 그걸 쪄서 판매하며 국내 기계화 만두의 효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쫄깃함의 비밀: 다가수 반죽
천일식품 이철호 팀장은 면의 모양에 따른 특징, 제면 방법에 따른 특징 등을 설명했다. 이어 <네니아 우리밀 우동면>의 제조 과정과 제품 특징을 설명했다.
네니아 우리밀 우동면의 쫄깃하고 탱탱함을 유지하는 비밀은 ‘다가수 방식’ 진공 반죽과 감자전분에 있다. ‘다가수’(多加水) 방식은 여러 번 물을 더한다는 뜻이다. 이 팀장은 “소맥분에 물을 가하고 반죽함으로써 글루텐의 망상 모양 구조가 형성되어 면의 골격이 형성된다”고 했다. 가수율이 많을수록 면의 품질이 향상되지만, 제면의 작업성과 보존성 등이 나빠지므로 목적이나 제면 설비에 맞는 가수율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또 ‘진공 제면법’은 진공 상태에서 식품을 처리하여 수분 침투력을 향상하는 기술이다. 반죽 시 면에 맞는 수분 함량을 찾으면 화학첨가물을 더하지 않아도 쫄깃하고 식감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제품을 급속 동결 시스템을 이용해 생산한 제품이 <네니아 우리밀 우동면>이다.
냉동면 기술의 핵심: 급속 동결
급속 동결 시스템은 왜 중요할까? 이철호 팀장은 “냉동면의 핵심은 동결점을 어떻게 빨리 통과시키는가 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수분 입자가 고르게 분포하면서 급속으로 냉동하면 맛이 좋은데, 냉동 중에 ‘완만하게 동결’되면 수분 입자가 커지면서 조직이 파괴된다거나 맛의 불균일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천일식품이 생산하는 제품의 주원료인 밀가루와 전분은 먼저 원료를 검사하고 완제품 관능검사, 기계로 하는 객관적 검사를 추가해 3단계 검수 과정을 거친다.
“내가 만드는 제품은 자식과 같다”
천일식품은 국내 면 업체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을 해외에 수출한다고 한다. “우리는 고객의 요리를 도와줌으로써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는 미션 아래 제품 연구와 개발을 지속했고, 이제는 냉동식품 시장에 제대로 자리매김했다.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다. 2004년 ‘만두 파동’ 때 임원 12명 대부분이 그만두어야 했고, 이후 화재를 겪기도 했다. 한동안 회사 경영이 어렵다가 냉동 볶음밥을 출시하면서 제2의 도약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 네니아 웹진 편집부가 천일식품의 생산 라인을 둘러보면서 이철호 팀장에게 질문하는 모습. 생산라인은 현장 위생을 생각해서 복도에서 유리창을 통해 찍은 사진이다. (사진=네니아)
이철호 팀장 회사 성장에 일조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메밀면 연간 매출이 초창기(2012년)에 8천만 원이었는데, 2025년 5월 기준 10억 원 규모가 되었다. 생산설비도 초창기에 2개 라인이던 것이 현재는 8개 라인으로 늘었다. 회사 구성원들이 애쓴 덕분이다. 이 팀장은 “나가서 대접받는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제품은 내 얼굴이며 자식과 같다. 나를 아는 사람이 먹어도 떳떳하고 싶다”, 이것이 이철호 팀장이 제품을 개발하면서 가지고 있는 평소 소신이다.
‘네니아의 가치, 사회적으로 큰 의미 지닌다’
이철호 팀장은 네니아는 생산자와 소비자, 미래세대를 바라보며 친환경 식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식품회사라고 정의했다. 네니아가 그에게 비친 모습이다. 그는 안전한 먹을거리, 무농약 제품, 우리 농산물 이용 등의 가치는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네니아의 한결같은 노력에 고맙다는 말도 전했다.
천일식품이 ‘하루’에 사용하는 ‘수입 밀가루’는 약 50톤에 달한다. 1공장은 팔레트 단위로 원료를 주입하고, 새로 증설한 2공장은 사일로 방식으로 주입하는 자동화 방식이다. 홍성공장에서 120종류, 인천공장에서 기내식과 육가공, 냉동밥 등을 생산한다. 천일식품 같은 규모의 밀 수요 업체가 우리밀을 이용해 제품을 만든다면, 우리나라 밀 자급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의 말을 전했다.
△ 무농약 우리밀로 만든 네니아 우동면 (사진=네니아)
<네니아 우리밀 우동면>은 ‘무농약 우리밀’을 주원료로 하였고, 화학적 합성첨가물을 쓰지 않았으며, 소금을 넣지 않은 ‘무염’ 우동이다. 국산 감자전분과 제조 과정의 노하우로 쫀득함과 탱탱한 식감이 남다르다. 네니아 우동면으로 변신을 거듭한 면 요리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팁으로 이철호 팀장이 설명한 일본, 중국, 한국의 제면법 주요 특징을 소개한다.
국경을 넘는 면 요리의 세계
나라마다 국수는 어떻게 만들까?
국수 또는 면은 밀가루·쌀가루·메밀가루·감자가루 등으로 만든 반죽을 말거나, 틀에 누르거나, 밀어서 얇게 한 다음 써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늘고 길게 뽑은 것이다.
면은 삶거나 튀겨서 먹는다. 기원전 6천 년에서 5천 년경에 중앙아시아에서 만들기 시작해 아시아 전역으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수는 나라마다 여러 방식으로 만들지만, 공통으로 그 긴 모양 때문에 수명이 길어지길 바라는 상징물로 여겨진다. 중국, 한국, 일본의 대표적인 제면법 등을 간략히 소개한다.
국수를 치는 중국(납면(拉麵), 타면)
중국에서 ‘국수를 치는’ 제면법은 국수의 제면법을 대표한다. 밀가루 반죽을 면판 위에 치고 잡아당기고를 반복하면서 길게 뽑아내는데, 라면의 어원이 된 화북지방의 납면, 화남지방의 타면이 그것이다. 수타면(手打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의 산시성은 국수의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국수로 유명한 곳이고, 중국 국수 역사의 발원지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산시성에는 특이하게 알칼리수가 흐른다. 알칼리수는 글루텐의 그물망을 촘촘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바로 밀가루의 점성과 탄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국수를 쳐서 끊어지지 않고 한없이 늘어나는 국수를 만드는 묘기 같은 기술이 알칼리수로 가능했다.
국수를 뽑고 누르는 한국
한국에서는 왜 국수를 ‘뽑고’, ‘누르는’ 제면법이 나타났을까? 그 비밀은 바로 메밀가루에 있다. 동아시아 북부가 원산지로 알려진 메밀은 파종 후 약 2개월이면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생육이 빠르다. 또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가뭄이 심해 천수답에 물을 대지 못하면 논에 메밀을 심었다.
<음식디미방>이나 <주방문>이 나온 1600년대 말엽에도 메밀은 으뜸가는 국수 재료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메밀을 국수로 변신하려면 필요한 것이 바로 국수틀이다. 반죽을 틀에 넣고 힘을 가해 누르면 국수틀에 있는 구멍 사이로 면이 뽑혀 나온다. 이를 ‘압면’이라고 한다.
점성이 높지 않은 메밀을 국수로 만들기 위한 국수틀은 옛 조상의 그림들 속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 쫄깃한 면발을 위해 장정이 틀에 매달려 누르는 그림은 쫄깃한 면발에 대한 열망이었을 것이다.
1607년에 쓰인 <규곤시의방>에 최초로 칼국수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면 요리가 등장하는데, 지금의 칼국수와 다르게 메밀을 반죽 재료로 썼다고 한다. 메밀과 녹말을 섞어 뜨거운 물로 반죽하고 점성을 늘려 반죽했다. <증보산림경제>에 보면 “메밀을 반죽한 것을 얇게 밀어서 가늘게 실처럼 썬다”고 하였다. 이것이 우리나라 칼국수의 제면법인 ‘절면’의 시작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국수를 써는 일본(절면, 수타면, 족타면)
일본은 동서로 길게 뻗은 섬나라로 동과 서로 나눠 부르는 명칭이 있다. 교토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간토(관동),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간사이(관서)라고 한다. 일본의 관동과 관서지방은 문화적 차이가 분명하다. 일본의 국수 문화는 관동지방의 ‘소바’와 관서지방의 ‘우동’으로 대표할 수 있다.
일본의 제면법을 일컬을 때 우동을 “뺀다”는 것은 소바를 일컫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관서지방의 우동은 수타면도 있지만 이른바 ‘족타’로 반죽하는 방법으로 유명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누끼 우동은 관서지방 시코쿠 가가와현의 자랑이다. 면 반죽을 발로 밟아 탄력을 극대화하고 숙성시킨 면이다. 숙성된 밀가루 반죽을 방망이로 밀고 펴는 과정을 거친 후 “썰어서” 끓이는 것이 사누끼 우동이다.
관동지방의 소바는 메밀이 주재료이며, 이는 기후와 경작지의 차이에 따라 생성된 역사일 것이다. 소바는 메밀로 만드는데, 메밀가루는 반죽할 때 밀가루, 참마, 달걀 따위를 섞는 경우가 많다. 끈기가 없는 메밀을 익반죽하고 찰기를 높여 소바 반죽이 되는데, 여기서도 일본의 소바는 “썬다”.
네니아 웹 매거진 편집부
2025년 6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