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니아 제품 생산지를 찾아서 _ 온새미로 목장 김종구 대표
* 온새미로: 자연 그대로, 가르거나 쪼개지 않은 생긴 그대로의 상태
호연지기의 꿈을 담은 요구르트
"젖소들아, 고맙다"
국토의 90%가 사막인 중동, 여름철 기온이 40~50도에 육박하는 열사의 나라에서 그는 일했다. 1970~80년대 한국이 경제 성장을 위해 중동 건설 붐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시기, 김종구 대표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했다. 그는 1980년에 결혼했고, 서울에서 목공 인테리어 일을 하다가 돈 벌러 해외로 갔던 것이다. 그곳에서는 한국에서 고개만 들면 보이던 나무와 풀과 꽃을 마주치기 어려웠다. 네니아에 요구르트를 공급하는 ‘온새미로 목장 우유’ 김종구 대표의 이야기다.
△ 김종구 대표와 온새미로 목장의 젖소들 (사진=네니아)
김종구 대표는 중동에서 일하면서 “나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타국에서도 그랬고, 귀국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골몰했다. 김 대표는 고향으로 내려가서 살겠다는 결심으로 충남 아산으로 내려와 중동에서 번 돈으로 송아지 일곱 마리를 샀다. 그는 송아지를 1년 동안 열심히 키워서 팔아 젖소 2마리를 들이면서 목장을 시작했다. 경험은 없었지만, 당시 불던 목장 붐과 관련한 교육을 듣고 목장 운영의 길을 열어 ‘온새미로 목장’이 태어났다.
온새미로 목장의 젖소들은,
무농약으로 재배한 목초를 먹는다
‘온새미로 목장 우유’(이하 온새미로)는 네니아 블루베리 요구르트와 딸기 요구르트, 자연에서 온 플레인 요구르트를 만든다. 네니아가 8월 11일 온새미로 목장을 찾아가서 김종구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목장에 도착한 시간이 마침 젖소들이 건초를 먹는 시간이었다. 어미소와 송아지가 나란히 건초를 먹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먹이를 먹는 행동이었으나 일제히 머리를 내밀은 모습은 마치 네니아를 반기는 듯하여, 젖소들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했다.
△ 온새미로 목장의 젖소과 인사를 나누다. (사진=네니아)
온새미로 목장의 젖소는 목초(소먹이용 마른 풀) ‘라이그라스’를 먹는데, 이 건초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것이다. 라이그라스(소먹이용 풀)는 전라도에서 생산한 것을 한꺼번에 1년 치 구입하고, 김종구 대표도 1만 5천 평 규모의 땅에 라이그라스를 심어 직접 조사료(거친 먹이=목초)를 생산한다. 가을에 파종해 봄에 베는 라이그라스는 겨울철 해충이 없어서 농약을 치지 않아도 경작이 잘 된다고 한다.
김 대표는 젖소들에게 수입 건초도 약 5% 섞어서 먹인다. ‘목초의 여왕’으로 불리는 알팔파, 잎이 부드러운 티모시 등의 수입 건초를 섞어 먹이는 이유는 이들 건초가 단백질 함량이 많아서다.
온새미로 목장의 젖소가 먹는 사료와 조사료 비율은 4대 6 정도다. 일반 목장이 사료 위주라면, 온새미로는 조사료 비중을 높였다. 김 대표는 “사료 비중이 높으면 젖은 많이 나오지만, 품질은 떨어집니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니 생산량이 줄어도 건강한 젖을 짜기 위해 조사료(목초) 비율을 높여 품질을 우선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풀을 먹인 가축의 고기나 우유의 지방 성분은 건강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하고, 비타민A, 비타민E, 비타민K, 칼슘, 마그네슘, 포타슘 등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항산화물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호르몬제 사용 안 하고 태어난 젖소들
김 대표는 “본래 소는 풀을 많이 먹는다”라며, 그와 관련해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했다. 말인즉슨, 젖소의 ‘번식’에 관한 이야기다.
△ 온새미로 목장의 젖소들은 목초를 60% 비율로 먹으며, 인공수정이 아닌 자연교미로 새끼를 낳게 한다. (사진=네니아)
사료를 많이 먹이면 살이 쪄서 덩치가 커지지만, 소화기 장애가 생기고 번식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소는 인공수정을 시키는데 새끼가 잘 안 생기는 일이 잦아 호르몬제를 투여해 배란을 시킨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온새미로 목장은 호르몬제를 투여하지 않고 새끼를 낳게 하려고 모두 자연 교미로 새끼를 낳게 한다고 한다.
당일 짠 원유로 만든 요구르트
온새미로 목장은 매일 새벽 5시 30분경에 젖소의 젖을 짜고, 네니아 요구르트 등 그날 제조에 필요한 것은 신선하게 바로 짠 우유를 사용하며, 가공할 물량 외에는 매일 축협에 납품하므로 재고는 없다. 네니아 요구르트는 당일 젖을 짜 저온 살균 후 제품을 만든다. 젖소는 보통 1일 2회 젖을 짠다.
네니아 요구르트는 온새미로 목장에서 당일 짠 원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매우 신선하다. 유산균이 죽지 않고 계속 활동하여 농도나 맛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소비 기한은 제조일로부터 20일이다. 네니아는 이를 신선식품으로 분류해 주문제작 방식으로 제품을 만든다. 제품 발송은 주 1회다.
블루베리 요구르트는 국산 무농약 블루베리로 만든 퓨레를 사용하며, 국산 1A등급 무항생제 우유를 살균한 뒤에 사용한다. 영양 정보를 보면 100ml 당 칼슘이 17%를 차지한다. 자연에서 온 플레인 요구르트는 제품 상단에 물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우유나 치즈 등 유제품이 발효할 때 생기는 ‘유청’이라는 액체다. 유청은 유청단백질, 칼슘, 미네랄 등 좋은 영양소를 함유한 것이므로 버리지 않고 섞어서 섭취하면 좋다.
김 대표는, “딸기 요구르트의 딸기 퓌레 함량이 6%다. 이것을 우유와 섞으면 딸기처럼 붉은빛이 나오겠는가? 절대 나올 수 없다. 연한 분홍빛이 나온다. 그럼 딸기색을 만들려고 착색료를 넣어야 할까? 그건 아니지 않나. 단순하고 원재료에 충실한 제품이 좋은 것이라는 믿음으로 요구르트를 만든다”고 했다. 네니아 요구르트는 착색료나 착향료 등 일체의 화학적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 ‘온새미로'
"젖소들아, 고맙다!"
‘온새미로’는 자연 그대로라는 뜻이 있으며 가르거나 쪼개지 않은 생긴 그대로의 상태를 말한다. 이 목장 이름을 김 대표의 딸이 아침 먹는 밥상에서 말해 회사 이름으로 지었다고 한다.
김 대표가 목장을 시작한 지 2025년 기준 45년이 되었으며, 온새미로 요구르트 가공 공장을 만든 것은 17년이 되었다. 김 대표는 “오늘과 내일의 제품이 차이가 없어야 한다”며, 위생관리를 잘해 왔기에 몇 년째 불합격 제품이 없다고 했다.
온새미로 목장을 운영하면서 김 대표는 세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고 한다. 온새미로 요구르트 공정을 갖추고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서인데, “누군가가 내가 만든 제품을 먹어줘야 내가 생존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누군가가 있어야 내가 살고 상대도 그렇다는 걸 알았다. 함부로 생각하지 않고,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 김 대표는 온새미로를 운영하면서 “내가 중요하듯 남을 인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후회되는 것은 자녀들이 어렸을 때 아이들하고 나들이를 많이 하지 않은 것이다. 소 몇 마리에 목숨 걸고 살았는데, 세월이 흐르고 보니 ‘다른 데 시간을 써도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이들한테 미안하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일 뿐, 김 대표는 아이들에게 호연지기를 길러주고 싶어서 35년 전에 부인과 함께 둘이서 집을 지었다. 천장이 높고 문짝을 크게 집을 지었 아이들은 탁 트인 공간에서 자랐다. 김 대표는 아들이 목장 일을 돕고 있어서 든든하다고 했다. 딸과 아내 등도 목장 일을 열심히 한다. 평생 가족처럼 지내온 젖소들과 김 대표의 가족은 충남 아산이라는 공간에서 넓은 세상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전하고 있으니, 김 대표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학교 급식에서 특히나 인기가 많은 제품 중 하나가 네니아 블루베리 요구르트와 딸기 요구르트다. 그 속에는 충남 아산에서 젖소와 함께 살아온 김 대표의 철학과 가족의 삶이 녹아 있다. 김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젖소들에게 인사했다.
“젖소들아, 고맙다.”
네니아 웹 매거진 편집팀
2025년 8월 28일 또는 9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