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아이스크림 생산지를 찾아서
강원도 100년 기업 ‘동그린’ 이야기
네니아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협력업체 ‘동그린’을 다녀왔다. 강릉의 한적한 농촌 마을에 자리한 동그린 양옆으로 농지와 농가가 있다. 매화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진 것이 인상적이다. 동그린은 1994년 11월 아이스크림과 냉동 디저트 공급업체로 설립한 곳으로 연 매출 약 400억 원, 직원 수 약 100명의 중견기업이다.
동그린 생산라인 중 네니아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현장을 견학했다. 식품을 제조하는 곳이라서 출입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이물질 혼입 등을 우려해 머리에 위생 모자를 이중으로 쓰고, 위생복을 입은 뒤 손을 꼼꼼하게 소독제로 씻고, 에어로 전신의 먼지를 제거하고, 소독 룸을 지나야 현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현장은 설비가 자동화되어 있다. 자동화 라인이라도 공정마다 사람 손을 거친다.
동그린은 네니아 아이스크림을 네니아와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남다른 애정이 가는 곳이다. 동그린 공장을 견학하면서 접한 생산 부서 차장과 대표이사의 이야기, ‘기업 부설 연구소’ 소장과 서면으로 나눈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회사 이름 ‘동그린’은 회사 설립 초기에 강릉공장이 동쪽에 있고 녹색성장의 의미로 ‘EAST GREEN’(이스트 그린)이란 사명을 선정한 것이다. 그러나 창립 당시 영문 사업자등록이 불가하여 동그린으로 사명을 확정했다고 한다. 강릉에 회사를 설립한 계기는 창업주가 오래전에 강릉에서 롯데삼강 대리점을 운영하였고, 1990년대 여름 휴가철에 도시 사람들이 바캉스를 많이 왔는데, 동해안 지역의 아이스크림 품귀현상을 보았다. 그래서 매출 활성화가 가능하겠다는 판단에 아이스크림 공장을 설립했다. 창업주의 고향이 동해시이고, 강릉은 창업주 고향과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동그린 연구소장은 네니아 아이스크림 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묻자 “아이스크림 생산 시 안정제와 유화제 사용이 원칙이나 네니아의 회사 방침상 화학적 합성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음에 따라 천연 위주의 원료를 선별하고, 선별된 각각의 원료를 최적으로 조합함에 있어서 무수히 많은 반복실험을 했다. 실험 과정에 관능 테스트를 통과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라고 했다. 동그린은 네니아 제품을 친환경 사양으로 만든 이후 합성첨가물 없는 아이스크림 생산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 동그린은 강원도 100년 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비건 제품 제조사 인증도 받은 기업이다. (사진=네니아)
공장 견학 후 만난 오일호 대표이사는 동그린이 금탑, 은탑, 동탑, 철탑, 석탑, 산업포장,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며 대표이사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상장을 가리켰다. 오 대표의 바람은 직원들이 회사 일 재미있다고 느끼면서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것이다. “임금을 높여주고 싶고, 좋은 회사 다닌다고 자부하게 하고 싶다”고 한다.
공장에서 나오다 보니 공장 앞 버스정류장의 정류소 이름이 ‘동그린(East Green)’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강릉시로부터 ‘100년 기업’으로 인증받은 동그린이 ‘녹색 기업’으로 지역사회에서 사랑받고, 친환경 제품 생산도 앞서 나가길 기대한다.
네니아 웹매거진 편집부
2025년 5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