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니아 웹 매거진 편집팀이 네니아 제품을 취급(유통/판매/조리)하는 업체나 개인 소비자 등을 찾아갑니다. 업체를 널리 알려 응원하자는 취지와 함께 네니아 제품 사용 후기와 개선 방향 등을 듣습니다. 네니아는 한 사람의 목소리도 귀하게 듣고 정성을 담아 식품을 만들겠습니다. |
네.찾.사 ① 서교난면방 김낙영 쉐프
- 사용하는 네니아 제품: 네니아 무농약/유기농 우리밀가루, 네니아 유기농 호박 식혜
우리밀의 변신, 이탈리아 음식과 한식의 면모를 모두 갖춘 '난 면'
서울 마포구 합정동/망원동과 이웃해 서교동이 있다. 월드컵로의 번듯한 빌딩 바로 뒷골목엔 오래된 주택가가 즐비하다. 서교동 주택 담장엔 능소화가 늘어져 있고,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영진아파트다. 1971년에 지은 주상복합형 영진아파트가 서교동의 역사를 품고 <서교난면방>을 바라보고, <서교난면방>은 작은 규모이지만 새로운 역사를 쓰며 영진아파트를 마주 본다.
△ 김낙영 셰프가 ‘난 면’을 뽑아내는 모습 (사진=1,2,3번은 네니아가 촬영, 4번 사진은 김낙영 대표가 제공)
<서교난면방>에는 주로 20~30대로 보이는 이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2025년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된 식당이다.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서교난면’이다. 이 ‘면’은 평범한 국수가 아니다. 파스타와 비슷한 식감을 낸 ‘우리밀 난 면’, 우리밀과 계란을 반죽해서 파스타 같은 모습의 면을 뽑아내고, 셰프가 선택한 재료로 만든 육수와 ‘난 면’이 만나면 이탈리아 음식과 한식의 면모를 모두 갖춘 요리가 된다. 그 맛이 일품이라서 외국인도 한국인도 ‘엄지 척’을 보낸다. 그 맛의 비결은 ‘난 면’에만 있지 않다. 난 면과 함께 담은 ‘파스타 만두’ 라비올리는 이탈리아 정통 만두라고 하는데, 먹어보지 않으면 설명해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의 ‘맛’이 있다.
놀라운 것은, <서교난면방>은 2024년 봄에 오픈했는데 2025 미슐랭 빕 구르망에 선정되었다. 이는 주인장의 이력을 보면 그 비밀이 풀린다.
<서교난면방>의 김낙영 셰프가 만드는 ‘난 면’ 한 그릇에는 어떤 여정이 담겨 있을까?
△ 서교난면방은 오픈 1년도 안 돼서 ‘2025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되었다. (사진=네니아)
김낙영 셰프는 면을 반죽할 때 ‘우리밀’(국산밀)을 쓰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밀은 <네니아 무농약/유기농 우리밀>을 기본으로 쓰면서 소규모 농가의 우리밀을 섞어 쓰기도 한다.
그가 서교난면방에서 쓰는 식재료는 한국 토종 재료가 주를 이룬다. 육수와 ‘피편’(편육)을 만드는 닭은 외국 품종이 아닌 제주도의 토종 ‘구엄 닭’이다. 제주도 애월읍 구엄리에서 자란 닭이라서 구엄 닭이다. 구엄리는 제주라는 섬의 구석 동네였기에 외부 영향이 별로 없었고 토종닭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김 셰프는 한우와 구엄 닭으로 육수를 내고, 고명을 얹고, 이탈리아식 만두인 라비올리를 만들고, 피편(편육)을 만든다. 피편은 구엄 닭 콜라겐 편육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구엄 닭은 뼈가 단단하고 피부가 두꺼운데 10시간 이상 고아도 뼈가 부러지지 않으며, 물을 적게 넣고 삶으면 국물이 젤리화된다고 한다.
김낙영 셰프는 33세에 이탈리아 요리학교 ICIF에 입학해 공부하고 올해로 15년째 요리사의 길을 걷고 있다. 김 대표와 나눈 이야기를 문답식으로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전한다.
우리밀을 쓰게 된 계기는?
성수동에서 해마다 열리는 ‘햇밀장’에 나가면서 마르쉐 모임 등을 통해 밀 생산자에게 우리밀을 받아서 테스트를 해봤다. 양식에도 활용해 보았고, 면도 뽑아 보았다. 밀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곳에서 농부를 직접 만나서 우리밀을 알게 되었고, 우리밀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게 되었는지 접하면서 <서교난면방>의 주 원재료를 우리밀로 선택했다.
△ 김낙영 쉐프가 2024년 마르쉐 주관 '테이스티 오브 서울 100'에서 수제 난면을 설명하고 실제 시연하는 장면 (사진 제공=김낙영)
기록에는 우리나라에서 1400~1800년대에 ‘밀가루와 달걀을 섞어서 반죽한 국수’ 이야기가 나온다. 난면방은 『정조지』(1827년 무렵)에 나오는데, 계란 흰자로 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국수 가락을 만들어 간장 물에 끓여 먹는다고 했다. 그 기록만으로는 ‘요리’를 완성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탈리아에도 ‘에그 누들’이 있다. 한식과 이탈리아 요리가 공통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여러 노력을 기울인 끝에 지금의 ‘서교 난 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육수를 내고 국물에 면을 넣어 먹는 한식 국수의 특징을 살리고, 면의 굵기 등은 이탈리아 파스타 면의 느낌을 살렸다.
우리밀과 수입밀의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나?
밀의 맛과 향이 백밀가루에 있지 않은 것 같다. 백밀가루는 우리밀과 수입밀의 맛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겠더라. 그런데 통밀은 다르다. 우리밀 통밀가루는 거칠면서 맛은 구수하고 식감은 다소 떨어진다. 이런 차이를 극복하려고 우리밀을 가지고 직접 브랜딩을 했다.
난면 만들 때 네니아 외의 우리밀 제품도 쓰고 있나?
네니아 우리밀을 기본으로 쓴다. 네니아 우리밀로 중심을 잡고 소농이 생산하는 우리밀도 소량씩 섞어서 반죽한다.
우리밀을 이용한 요리는 까다롭다. 밀의 수분 함량 등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농이 많은 우리나라의 특징이다. 규모의 문제가 있기에 많이 써야 개선될 여지도 있다고 생각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우리밀을 써보라고 많이 권하고 있다. 사람들이 수입 밀가루를 먹거나, 수입밀로 만든 제품을 먹으면서도 이를 자각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수입밀과 우리밀의 가격 차이와 품질 차이 등 극복할 부분도 있어 보인다.
네니아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꽃, 밥에피다>의 송정은 대표가 오래전 내가 기업 소속의 쉐프로 일할 때 내가 개발한 식품이 궁금하다며 찾아왔었다. 이후 햇밀장에서 우리밀을 만나면서도 송 대표와의 인연이 이어졌다. 서교난면방을 오픈할 때 안정적으로 우리밀을 공급받을 곳으로 자연스럽게 네니아 제품을 선택하게 되었다. 안정적으로 친환경 우리밀을 공급 받을 네니아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가공식품에 화학첨가물을 첨가하는 데 이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는지?
식약처가 허가한 첨가물이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안정적’일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밝혀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 ‘기준치 미만’의 첨가물이라도 그 성분에 따라 영향은 다를 것인데, 결국 선택의 문제다.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런 면에서 네니아의 합성첨가물을 배제하는 제품 제조 원칙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도 네니아 회원으로 가입해서 네니아 제품을 애용하고 있다.
네니아 유기농 호박식혜를 후식으로 준비했던데 손님들 반응은?
우리 가족이 네니아 여러 가지 식혜를 다 주문해서 먹어봤는데, 유기농 호박 식혜가 가장 맛있었다. 한식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 많이 달지 않아서 후식으로 선택했다. 손님들도 일반적인 식혜가 아니라서 많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다.
식당 개업 1년 도 안 되었는데 2025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됐더라
선정된 줄도 모르고 있었다. 일하고 있는데 지인이 전화해서 “미슐랭 선정을 축하한다”고 했다. 정말 기뻤다. 심사단이 언제 왔었는지 모르게 다녀갔다. <카밀로 라자네이라>라는 이태리 음식점을 7년째 운영 중인데 그런 점도 반영되지 않았을까라고 여긴다. ‘카밀로’는 이탈리아식 내 이름이다.
서교난면방 제품 가격이 접근성을 좋게 할 것 같다
가게(식당) 오픈하면서 너무 비싸게 가격을 책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파스타’를 먹고 싶어도 가격이 비싸서 잘 못 사 먹는다고 한다. 유럽에서 파스타 한 접시면 보통 10유로 정도를 잡는다. 그런데 한국의 파스타는 보통 2만 원 안팎이니 가격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나는 사람들의 문턱을 낮추고 싶었다.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
이번 햇밀장 10년 행사에 출연했던데 어떤 역할을 했나
10주년 기념행사로 오래된 ‘고 조리서’에 나오는 밀 요리에 대해 석은진 선생님과 함께 고조리서 속 음식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러 음식 중 몇 가지를 시식할 수 있는 형태로 기획된 것이다.
개인 책도 출간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지금 준비 중인 요리책은 『파스타 프레스카(가제)』라는 이탈리안 생면 파스타 요리책이다. 이미 촬영과 레시피 정리는 끝났고, 교열교정과 추가적인 요리소개를 작성하고 있다. 가을 무렵 출간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생면 파스타 요리가 주를 이루고, 우리밀과 난면도 함께 소개하려고 한다.
△ 김낙영 대표가 여러 사람과 함께 최근 공동으로 출간한 요리책이다. 김 대표는 올해 안에 개인 책을 펴낼 계획이다. (사진=네니아)
김낙영 쉐프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진중함과 소박함에 반하게 된다. 허세를 부리지 않고, 성실하고 겸손한 몸가짐, 섬세하게 면을 뽑아내는 모습. 손길마다 정성이 가득하다. 서교난면방의 김낙영 쉐프를 응원한다. 서교난면방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김 쉐프가 찾는 네니아의 우리밀과 유기농 호박식혜도 더 많은 이들이 찾길 바란다.
* 서교난면방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2길 16 // 전화번호: 0507-1487-1943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5시 30분)
네니아 웹 매거진 편집팀
2025년 9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