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니아를 찾는 사람들 ② 꽃밥에피다 송정은 대표
사용하는 네니아 제품: 꽃빵, 유채유, 유기농 밀가루, 들기름, 만두 등 다수
채소와 음식만으로도 아름다운데, 꽃까지 어우러진 밥상이다. 예뻐서 먹어보고 싶고, 아름다워서 먹기 아까운 음식을 내는 곳 <꽃, 밥에 피다>. ‘꽃, 밥에 피다’(이하 꽃밥)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친환경 한식 레스토랑이다. 2호점은 ‘꽃밥에피다 북촌 그로서란트’(간단한 식사와 장보기 모두 가능)로 북촌에 있다.
△ <꽃, 밥에 피다>의 송정은 대표 (사진=네니아)
아무리 고급 식재료를 쓰고 건축이나 공간에 많은 투자를 하더라도 사람에게서 뿜어나오는 아우라가 없다면 빛을 발하기 어렵다. 꽃밥이 유명해지고 사람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송정은 대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송 대표가 생활 속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는 사례는 많은 울림을 준다.
이 글의 주제가 ‘네니아를 찾는 사람들’이다. 꽃밥과 꽃밥의 송정은 대표를 통해 네니아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꽃밥의 송정은 대표는 왜 네니아를 찾는가? 이야기를 듣기 위해 8월에 꽃밥을 방문했고, 9월에 추가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송 대표가 친환경 식품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이의 아토피를 약이 아닌 음식으로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딸의 아토피를 극복하기 위해 백여 권이 훨씬 넘게 책을 읽었고, 그 과정을 통해서 친환경 자연식과 환경문제에 관심을 두었다. 친환경 자연식을 철저하게 실천했고, 화학적 합성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만드는 네니아의 안전한 먹을거리 제품 제조원칙은 송 대표가 지향하는 것과 일치했다. 송 대표는 네니아에서 2008년부터 20년 가까이 일하면서 화학적 합성첨가물 없는 친환경 식품을 기획하는 등 전국의 친환경 농업인 등과의 관계를 넓혔다.
네니아는 2015년 12월에 인사동에 꽃밥을 오픈했다. 송 대표는 네니아 전무로서 꽃밥을 운영하다가 2020년에는 법인을 독립해 ‘주식회사 꽃밥이야기’의 대표가 되었다. 이후 ‘귀한 김부각’과 ‘귀한 새송이 부각’, ‘아이스 사랑해’, ‘유기농 귤당근 쥬스’ 등을 자체 개발해서 판매하고, 북촌 매장을 그로서란트로 확장했으며, 친환경 도시락 판매업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송 대표가 꽃밥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무엇이라도 시작해야 한발 나아갈 수 있음을 체득한 터라 이제는 일에 두려움이 없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식당 운영이 어려웠던 시절에 대출받아서 주방과 공간을 재정비한 것은 사업가로서의 도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이것은 당차다는 것을 넘어서서 이미 송 대표가 ‘전문 경영인’ 임을 알려준다.
꽃처럼 아름다운 꽃밥의 식재료
꽃밥은 식재료의 90% 이상을 무농약·유기농 친환경 원료로 준비한다. 될 수 있는 대로 유기농 중심으로, 할 수 있다면 자연재배나 생명역동농법 같은 조금 더 자연순환에 가까운 방식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취급한다. 네니아와 같이 Non-GMO, 화학적 합성첨가물 무첨가, 수입원료 배제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봄나물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하동 악양에서 키운 유기농 두릅, 울릉도에서 공수한 섬엉겅퀴, 제주에서 생산한 유기농 당근, 강원도 철원에서 생산한 생명역동농법 자연재배 유기농 백미, 전남 장성에서 생산한 예술자연농법 자연재배 유기농 현미, 무농약 우리밀/두부, 흑산도산 반말린 우럭, 통영산 멍게, 49℃ 압착 유채유, 전통 간장/된장/참기름/들기름, 무농약 현미 조청, 유기농 현미 식초, 전남 장흥에서 오직 풀만 먹여 키운 한우 ‘풀로만 소고기’, 무항생제 동물복지 유정란…. 대부분이 송 대표가 직접 찾아낸 식재료이거나 네니아가 기획해서 생산한 식재료들이다.
△ 도토리 온국수 무농약 대파와 양파를 구워 다시마를 넣어 우려낸 진하고 깊은 채식 육수에 100% 도토리 면을 따끈하게 말아낸 요리다. (사진=꽃밥에피다)
꽃밥은 모든 메뉴의 기본 구성을 채식(비건식)으로 세팅한다. 반찬과 사이드 메뉴, 국, 김치까지 비건 음식이다. 그렇다고 채식 메뉴만 취급하지는 않는다. 한우와 돼지고기 메뉴도 있다. 풀만 먹고 자란 풀로만 한우, 흑산도 우럭찜, 자연순환 Non-GMO 사료로 키운 무항생제 한돈 요리를 주문하더라도 주메뉴를 제외한 국과 밑반찬은 비건 식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밥상 차림을 연구하고 실현한 결과, 꽃밥은 2018년에 미쉐린 빕 구르망에 선정돼 올해까지 8년 연속 선정되었다. 미쉐린 그린스타도 처음 제정된 해인 2021년부터 5년 연속 선정되었다. 미쉐린 그린 스타는 식재료의 추적 가능성, 제철 식재료 사용, 탄소발자국 등 레스토랑의 환경적 발자국, 동물복지 실현, 생태계 다양성 보호, 레스토랑과 손님들 사이의 지속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등의 영역을 평가한다. 한국에서 2016년부터 선정되기 시작한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을 선정한다. 꽃밥이 빕 구르망과 그린스타에 모두 선정된 이면에는 송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다. 송 대표와 주고받은 이야기를 문답식으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꽃밥과 북촌 마켓이 취급하는 네니아 제품은?
꽃밥 북촌 마켓에서 취급하는 네니아 제품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다. 아마도 네니아의 60~70%의 제품들을 취급하고 있을 것이다. 용량이 큰 급식용 특화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네니아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인사동 꽃밥에서는 네니아의 유채유, 고추장, 두부, 우리밀, 꽃빵, 참기름, 들기름 등이 초창기부터 주력으로 사용하는 품목이다. 네니아 제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가 있어서 일부러 네니아 제품만 찾는 이들도 있다.
△ 장보기와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꽃밥에피다 북촌 그로서란트', 네니아가 방문했던 점심시간에는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가득찼는데 외국인도 꽤 많이 찾아왔다. (사진=네니아)
미쉐린 ‘그린 스타’에 선정되었는데, 어떤 면에서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유기농업 자체가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적고, 땅과 환경에 좋은 영향을 준다. 그렇기에 꽃밥이 무농약/유기농산물을 취급하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적극적인 자세라고 믿는다. 그중에서도 생산량은 적지만 생명역동농법으로 재배한 백미와 예술자연농법으로 재배한 현미는 생산자와 직접 거래한다. 최대한 전량을 미리 계약해서 공급받고 있으며 우리 콩으로 만드는 전통 간장, 전통 된장, 템페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땅을 건강하게 하는 기본이 된다고 여긴다.
꽃밥은 또 모든 식사와 코스에 비건 식을 기본으로 세팅하여 꽃밥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비건을 기본으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소비자가 비건으로 사는 삶을 긍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이를 응원한다.
육류를 아예 배제하기보다는 덜 소비하는 쪽으로, 더불어 땅과 환경에 좀 더 건강한 축산물 쪽으로 소비를 이끌고자 한다. 꽃밥은 ‘사료를 먹이지 않고 Non-GMO 풀과 유기농 풀만 100% 먹인’(grass-fed) ‘풀로만 목장’의 한우, Non-GMO 사료로 키우는 ‘보리 돈육’만을 사용한다.
꽃밥에도 위기가 있었을 텐데 이를 극복한 방법과, 위기를 함께 헤쳐간 동지는?
‘위기의 시기에는 내부를 정비하고 더 적극적으로 상황을 개선하고 전진한다’. 이게 위기 극복을 위한 방법이었다. 매번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의 시기는 정말 큰 위기였다. 그 시기에 세 번이나 문을 닫았었다. 자체적으로 열흘씩 문을 닫고 쉬기도 했었고, 손님 하나 없는 시간 속에서도 직원들을 해고할 수 없으니 그 시간에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시간이 있으니 구석구석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곳들의 대청소를 꼼꼼히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오히려 그 시기에 주방의 설비를 모두 바꾸거나 보완했고, 홀의 조명도 모두 교체해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했다. 그때 메뉴를 전체적으로 비건 중심으로 바꾸었는데, 이를 위해 비건 자연식 전문가를 모셔서 직원들을 교육하고, 비건 코스요리와 비건 스페셜로 팝업을 열고, 코로나 이전에 바빠서 하지 못 했던 일들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손님이 오지 않으니 배달이라도 해보자 해서 처음에는 인사동 꽃밥을 배달업체로도 등록하여 배달 도시락 판매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북촌 매장을 ‘그로서란트’로 업그레이드해서 배달이 가능한 비빔밥 전문점으로 오픈한 것이 ‘꽃밥에피다 북촌점’입니다. 그런 노력 끝에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매출은 더 오르게 되었고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돈이 있어서 한 일이 아니다. 그때도 우리는 늘 어려웠고, 돈이 부족해서 5천만 원 대출을 받아서 그 돈으로 직원들의 급여를 밀리지 않게 지급했고 시설 개선을 위한 작업에 사용했다. 모두와 함께 노력했다. 모든 스텝과 잊지 않고 꾸준히 찾아주셨던 고객들이 이 모든 일의 동지들이다.
경영을 위한 공부를 따로 하신 적이 있으신지요?
유기농 전문매장의 MD와 교육,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던 20여 년 전부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수많은 경제/경영 관련 서적과 마케팅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 등 짬짬이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공부를 하려고 노력했다. 공부는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고 아마도 내가 살아가는 생애 동안 끊임없이 하게 될 것 같다.
꽃밥을 찾아온 이 중에 기억에 남는 방문자가 있다면?
꽃밥이 2020년 그린스타가 제정되던 첫해부터 그린스타에 선정되었고, 이 경험이 많은 관계와 인연들을 이어지게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 미국 유명 요리학교인 CIA에서 학생들의 교육 영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저희 꽃밥의 단독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였던 일이다. (관련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M8oBmW0PtCk)
네니아에 하고 싶은 말은?
네니아는 나의 뿌리이자 분신과 같은 곳이다. 지금은 대외협력 업무를 맡고 있어 실무적으로 관여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늘 마음 가득 응원한다. 네니아가 있었기에 꽃밥도 시작할 수 있었고 그 중심에서 흔들리지 않고 무언가를 시도해볼 수 있었다.
네니아의 제조원칙이나 지향 등은 처음 네니아가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할 때 나도 함께 만들었다. 네니아가 이러한 지향을 유지하고 더 성장하면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네니아가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에 가장 좋은 친환경 식품을 제안하는 최고의 브랜드로 우뚝 서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고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란다. 꽃밥도 이에 발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오늘 아침, 여의도로 도시락 40개를 정성껏 보냈습니다.
이번 도시락은, 조금 더 특별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광목 보자기로 도시락을 하나하나 싸고, 단정히 묶었습니다.
이번엔 보자기 비빔밥 세트와 함께
유기농 현미로 만든 꿀떡과
유기농 찹쌀로 만든 약과,
그리고 유기농 현미 식혜도 함께 준비했어요.
보자기는 식사가 끝난 후에도
장바구니, 도시락 주머니 등으로
다시 삶 속에 스며들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천입니다.
단정히 접고, 묶고, 감싸는 그 모든 과정이
배려와 존중의 몸짓이자, 한국적 미감이 깃든 일상의 예술이기도 합니다.
꽃밥에피다 보자기비빔밥 도시락과 함께
다정한 설렘, 한 폭의 마음도
함께 도착하길 바랍니다.
- 송정은 대표가 2025년 6월 19일 꽃밥에피다 북촌 그로서란트 SNS에 올린 글 갈무리 -
△ 보자기비빔밥 꽃밥의 대표 메뉴다.
일과 삶이 예술인 순간이다. 꽃밥의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한국 전통 보자기를 사용해서 정성스럽게 싸는 그 마음. 먹는 이에 대한 배려와 존중에서 한국적 미감이 깃들어 있는 그의 ‘보자기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송 대표의 손길이 바로 ‘예술’이지 않을까. 꽃밥과 네니아가 한국의 대표 친환경 브랜드로 나란히 나아가길 바란다.
친환경 농업과 친환경 식품에 대한 열정을 가진 꽃밥과 송정은 대표를 응원합니다.
친환경외식문화기업 주식회사 꽃밥이야기
[1호점] 꽃밥에피다 인사동, 친환경 한식 레스토랑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6길 3-6 / 02-732-0276
[2호점] 꽃밥에피다 북촌, 친환경 그로서란트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9, 1층 / 02-3676-6262
꽃밥에피다 누리집 / https://www.goodbab.co.kr/home
네니아 웹 매거진 편집부
2025년 10월